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재미있는 강원도 사투리로 지은 시 (강원도 사투리 번역)

잡동사니

by 휀스 2014. 9. 14. 23:59

본문



재미있는 강원도 사투리로 지은 시 (강원도 사투리 번역)


강원도 토박이의 사투리를 들으면 북한 말을 듣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웰컴투 동막골에서 나왔던 딱딱하고 투박한 말투는 듣는 사람을 웃음짓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강원도 사투리를 정말 제대로 하면 서울 사람들은 쉽게 알아듣기 힘듭니다. 제주도 사투리도 마찬가지로 알아듣기 어렵지만 제주도는 섬이라 지역적인 영향을 받아 언어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 보다는 상황이 나은 강원도인데 표준어와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수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사투리 시. 너무 재밌게 읽어 이렇게 올려봅니다.



김소월의 못 잊어를 번역해 놓았습니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료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잊을라구 해두 자꾸 생각이 나잖소

그럭저럭 한 시상 살어보지요 머

살더보문 꺼멓게 잊을기래요

잊을라구 해두 자꾸 생각키니 어터하우

시납해서 한 세월 내빼라 하지요 머

모잊는다 해두 그기 잊어질기래요

그치만 또 가작끈 이렇지요 머

보구 수워 뒈져두 모잊겠는 그요

우째문 그깐년이 생각으 확으 띄우야



김기옥의 상사화는 해석이 더 어렵습니다. 거의 외국어 수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니따구지 보고수워

젤 먼첨 흙으뜰 분

퍼런 입파구 심줄소리

산란한 몸삐따구로

그리움 씨다듬어제

숨는내기 내사랑

그러두 지둘레달라

언약같은 애린부택

장 그택 건망찡에

공배겠든 내매미는

뿔지리 냅더 뒈올러

복 더우르 지진다.




유명한 김상용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정남향으루 창을 맹글라 그래요

밭갈이가 매른 이 한창

괭이루 파뒹기구

호맹이룬 싹싹 긁어 매구요

구룸이 마틀거린다 내잴 리 읎어요

새새끼가 재지발거리는 그는 돈 안내구 들어두 돼요

옥시끼가 고물이 들거등

곱사리 찡게 와 하모니카 불어두 좋지요 머

왜서 사냐구 진세이 꼬래비루 물으믄

히쓱 웃는기 동정 달지요 머


우리나라 말인데도 유명한 시를 이렇게 이상하게 바꿀수도 있군요.  ^^



또 하나의 작품 동창이 밝았느냐 입니다. 강원도 사투리로 시를 지으면 운치 같은것은 찾기 힘들 것 같네요. ^^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새가 울어 제끼는 거 보니 하머 해가 중천에 떴구먼

소 멕이는 아는 모하느라 상구도 자빠져 자나

언덜배기 너머 골이 지단 밭은 은제 다 갈고 올라 하는지 



일상적으로 쓰는 강원도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약간 과장해서 표현한 시 이긴 하지만 정말 생소한 단어들이 많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은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나 보는 기 매해서, 들구번질 저는

입두 쩍 않구 신질루 보내 드릴 기래요

영변에 약산 빈달배기, 참꽃

한 보탱이 따더 내재는 질가루 훌훌 뿌레 줄 기래요

내 걸리는 발자구 발자구

내꼰진 참꽃을, 찌져밟구 정이 살패가시우야

나 보는 기 재수바리 읎어 내 튈 저는

뒈짐 뒈졌지 찔찔 짜잖을 기래요





윤동주의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학생부군되는 날까정 웃날을 체더봐

한 저름 놈이 웂기르

잎파구에 이는 바담풍에두

난 증치가 뽁갰다

벨으 노래하는 심보루

마커 뒈져 가는 그를 사랑해야지

개구 지인데 주어진 질을

한자 두자 재야겠다

온 저녁에두 벨이 바담풍에 씨닥거린다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강릉 사투리 보존회라는 곳에서 이렇게 노력해서 시를 재밌게 만들어 강원도 강릉 사투리를 알리려고 하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이상 재미있는 강원도 사투리로 지은 시 (강원도 사투리 번역)에 대한 글 이였습니다.




관련글 더보기